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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주인공이 돼야 할 그라운드에서 심판 판정이 KBO리그 핫이슈로 떠오른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지난 몇 시즌에 걸친 판정 논란은 마치 데자뷰같다. 올 시즌은 개막 초반부터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불씨를 당겼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두고 항의하던 오재원(두산), 이용규(한화)가 퇴장 조치를 당했다. 이용규는 지난 13일 대전 삼성전 7회말 타석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나즈막히 욕설을 내뱉었다가 퇴장을 당했다. KBO는 이용규에게 엄중 경고했다. 양의지(두산), 채태인(롯데)도 판정 불만에 따른 어필성 행동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 수도권 구단의 코치는 “스트라이크존이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한 베테랑 포수도 “올 시즌이라고 특별히 심판 판정에 더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존 이슈를 꽤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트라이크존으로 인한 논란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끊이지 않는다. 허공에 가상의 가이드라인으로 적용하는 스트라이크존의 특성상, 심판 성향에 따라 적용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다만 KBO리그에서는 판정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꾸준히 문제로 제기돼왔다.

스트라이크존 판정을 두고 심판과 선수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돼 있다. 현 상황에 대해 몇몇 지도자들은 달라진 선수들의 자세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프로는 ‘성적이 곧 돈’이다. 공 하나하나에 민감해진 선수들은 이전 선배들이 가졌던 ‘심판도 동반자’라는 생각이 엷어졌다. 한 코치는 “많이 자제시킨다고 하지만 지금 선수들은 아닌 것에 대해 확실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편”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논란을 키우는 또 다른 부분은 심판에게 어필을 금지한 규정이다. 지난 오프시즌 심판위원회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심판에게 물어보기만 해도 퇴장시킨다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스트라이크존 논란 속 심판들은 ‘권위적’이라는 비판적인 여론에 시달렸다. 게다가 달라진 규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미숙한 실수도 했다. 한 감독은 “(심판이)뭔가 결정을 하면 전달하면서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데 이런 부분에서 아쉽다”고 했다. 심판위원회는 지난해 8월 광주 KIA-넥센전에서도 나온 김민식의 번트 상황에서도 겨우내 새로 확대한 비디오 판독 대상 범위를 현장에 알리지 않고 적용시킨 것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정금조 KBO 사무차장은 “심판에 질의 금지 조항이 볼 판정에 관해 물어보기만 해도 퇴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물어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 항의라던지 관중의 동요를 일으킬만한 행동을 자제하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재차 설명하면서도 “심판진의 결정을 각 구단 감독, 프런트에 전달하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려는 과정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심판들에게도 고충은 있다. 계속되는 판정 논란을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중계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팬과 선수들의 판정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오심은 더 이상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심판을 향한 선수와 팬들의 불신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해답을 쉽게 찾기 어려운 문제다. 공정한 판정을 위한 심판들의 노력과 더불어 소통과 이해가 첫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KBO는 최근 이 문제를 두고 김풍기 심판위원장,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과 한자리에 모였다. KBO 관계자는 “심판은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함은 명확하다. 심판의 권위도 공정한 판정에서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다”며 “그라운드에서 선수와 심판이 동업자 의식을 갖고 서로 존중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심판들은 조만간 모여 내부적으로 신뢰 회복 위한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선수협 역시 구단별로 순회하면서 의사소통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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