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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 초반 연패와 '롤러코스터 행보' 이어가는 팀들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은 '예상밖의 이변'에 있다.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의 무수한 전망과 예측도 결국은 참고자료일 뿐이다. 그래서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2018시즌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케하는 이변의 연속으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팀들이자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강팀들의 잇단 부진은 리그 판도를 예측불허로 몰아넣고 있다.

롯데와 NC, 연패의 늪에 빠지다

롯데 자이언츠가 최하위로 추락한 것은 시즌 초반 최대의 이변이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롯데는 개막 7연패로 최악의 출발을 끊었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FA로 이적하는 악재가 있었지만 민병헌-채태인의 가세로 타선의 짜임새는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급격한 추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새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가 승리 없이 3패 자책점 9.68에 그치며 부진하고 박세웅의 부상, 이대호를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동반 침체, 취약포지션인 포수와 3루의 수비 불안 등 여러 가지 악재들이 한꺼번에 덮친 결과였다. 

개막 10경기에서 1승 9패에 그쳤던 롯데는 그나마 최근 7경기에서는 4승 3패로 다소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극심한 타격 침체에 이어 극성팬으로부터 '치킨박스 테러'까지 당하는 부담에 시달렸던 이대호도 지난 13일 기아전에서 올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타격감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의 7연패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도 연패의 늪에 빠졌다. NC는 1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2-3으로 패하며 무려 9연패의 늪에 빠졌다. 올시즌 10개 구단 최다 연패이자 NC의 창단 이후 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NC는 2013년 4월 16일부터 28일까지 9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NC의 팀순위는 어느덧 8위까지 떨어졌다. 김경문 감독의 부임 이후 최대 위기다.

2011년 창단한 NC는 2013년 1군 진입 이후 빠르게 프로야구의 신흥 강호로 자리 잡았다.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에만 7위에 머물렀을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무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올시즌도 초반 10경기에서는 8승 2패로 상위권을 유지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NC는 4월 중순 들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타고투저 현상이 지배하고 있는 KBO리그에서 NC의 팀타율(.248)과 출루율(.311)은 모두 10개 구단 중 꼴찌이고, 홈런(17개)은 8위, 타점(74개)도 9위에 머물며 빈공 현상이 심각하다. 마운드는 왕웨이중과 베렛, 이재학이 버틴 선발진의 역투 덕분에 팀 자책점(4.65)은 4위로 그럭저럭 준수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구원진으로 자책점이 7.01에 블론세이브를 벌써 5개가 저지를 만큼 불펜진의 방화가 심각하다는 것. 수년간 NC 구원진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김진성과 원종현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고 마무리 임창민도 불안한 피칭을 이어가며 사실상 필승조가 붕괴된 게 치명타다. 지난 몇 년간 불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았던 김경문 야구의 부작용이라며 '올시즌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팀 분위기 빨리 추스르지 못하면 더 어려워질 수도
 

▲ KIA 이범호 '또 홈런' 지난 3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8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린 KIA 이범호(오른쪽)가 팀 동료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 통합우승팀 기아 타이거즈의 초반 행보도 저조하다. 우승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초반 8승 9패로 5할에 못 미치는 승률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행보가 올해도 재현되고 있다. 시즌 첫 3연패 뒤 4연승을 거뒀던 기아는 지난주 한화와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13일 롯데에게도 져 또다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투타의 불균형과 기복이 너무 심하다. 기아의 고질적인 약점인 확실한 4.5선발의 부재는 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에이스 헥터도 2승을 거뒀지만 자책점이 7.08에 이를 만큼 초반 페이스가 저조하다. 기아의 팀타율(.292)은 2위로 올해도 좋은 편이지만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동안은 2할 3리(8위)로 뚝 떨어졌다. 타선에서 안치홍과 최형우 정도만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을 뿐 이명기, 김주찬, 버다니다 등이 모두 집단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위였던 득점권 타율(.312->.268)이 올해는 뚝 떨어지며 찬스에서의 응집력 부족이 아쉽다. 기아는 지난 13일 롯데전에서는 상대의 실책까지 더하여 한이닝 4연속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나 정작 9회에 필승조 김세현-임창용의 연이은 부진으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며 또다시 투타 엇박자의 고민을 드러냈다. 마운드는 지난주까지는 평균자책점 4.28로 리그 3위였으나 이번주만 따지면 9.00으로 리그 최하위다.

올시즌도 최소 5강 이상을 기대했던 강팀들의 연이은 부진과 대조적으로 LG와 한화, KT 등의 비상은 리그 판도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LG는 지난주 1-5선발 전원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호투를 앞세워 쾌조의 5연승을 내달리며 4위에 올라섰다. 한화는 지난주 5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단독 3위에 올랐다.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최단경기 10승 고지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3년 연속 꼴찌에 허덕였던 KT도 올해를 5할 승률을 유지하며 한화와 공동 4위를 기록중이다. 수년간 극심한 부침을 겪었던 하위권 팀들의 대반전은 '승부의 세계에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물론 기대만큼 잘하고 있는 구단도 있다. 지난해 준우승팀 두산이 14승 4패의 고공비행을 거듭하며 지난해 기아에 빼앗겼던 왕좌의 탈환을 위하여 순항하고 있으며, '홈런군단' SK도 12승 6패로 두산을 추격하며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올시즌 각팀들의 전력이 어느때보다 평준화가 이루어진 가운데 기아, NC, 롯데가 빨리 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한다면 당분간 어려운 행보가 이어질 수도 있다. 
 

▲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NC 선발 왕웨이중이 4회초를 마무리한 뒤 지석훈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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